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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걸. 그는 한국영화 특수효과 분야의 산증인이자 이 계통 인맥의 대부로 통한다. 그가 활동하던 30년 이상의 기간 동안 솜씨를 발휘한 영화는 그 수를 헤아릴 수 없다.

터지는 포연, 불을 뿜는 총구, 총탄에 맞아 터지는 혈흔, 폭염을 일으키며 폭발하는 자동차와 건물들, 비행기에서 뿜어대는 기총소사, 점점이 터지는 총탄 자국들 등등... 이문걸씨가 표출해내던 특수효과는 당시로서 상당히 위험하고 간담이 서늘한 것들이었다. 영화만이 아니다. TV드라마에서도 이러한 장면과 효과가 필요하면 이문걸씨의 솜씨를 빌려야 했다. 어느 시점부터 그의 문하에서 훈련받은 기술자들이 현장에 진출했지만, 그 이전까지 특수효과 분야는 이문걸씨의 독무대나 다름없었다.


월남전쟁을 다룬 정지영 감독의 <하얀전쟁>(1992) 전투 신도 이문걸씨의 지휘 하에 만들어졌다. <하얀전쟁>은 주로 총기와 폭약 등 살상무기를 취급하고 있었는데, 이들 무기에 대한 이문걸씨의 지식과 안전관리 능력은 박사급이었다. 촬영은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했다.

그러던 중 촬영이 끝나고 장비를 체크하는데 배우들에게 지급했던 모의 권총 한 자루가 회수되지 않았다. 모의 권총이라고는 해도 총기로서의 기능을 발휘할 수 있었기 때문에 비상이 걸렸음은 물론이다. 더군다나 이씨가 소유하고 있는 일체의 무기류는 당국에 신고가 되어있는 것들이어서 행방을 감춘 권총을 꼭 찾아내야만 했다. 그러나 권총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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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는 권총의 분실로 인해 당국으로부터 문책을 받아야만 했다. 후에 밝혀진 일이지만 권총을 잠시 슬쩍한 사람은 장난에서였고, 막상 경찰의 수사가 시작되는 등 일이 커지자 덜컥 겁이나 입을 다물어 버린 것이었다. 촬영이 끝나고도 몇 해가 흐른 어느 날. 권총을 숨겼던 당사자가 이문걸씨에게 촬영장에서 행방을 감췄던 모의 권총에 대해 경위를 털어놨다. 이미 파기해 버렸지만, 장식용으로 수집하고 싶은 일시적 충동에서 그랬노라고 고백했다. 이씨도 더 이상 문제 삼지 않았다.


이문걸씨는 훗날 “세계에서 총기류에 대한 관리를 그토록 철저히 하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고 회고했다. 이씨의 말대로 우리 일상 주변에서 총기류를 보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일까. 한동안 한국영화에서 무법자들이 총질(?)하는 장면은 외국영화의 흉내같고 어딘지 실감이 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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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 인터뷰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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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ㅋㅋ 2011.05.31 21: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얀전쟁 특수효과는 이 문걸씨가 아닌데, 권총분실사건도 없었는데....뉘시유? 댁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