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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KBS TV의 ‘TV문학관’에 맞대응 편성으로 ‘베스트셀러극장’이 만들어졌다. ‘TV문학관’과는 달리 ‘베스트셀러극장’은 자체 PD뿐 아니라 영화계에 현역으로 뛰고 있는 감독들을 초빙하여 연출을 맡김으로써 영화 메커니즘과 TV의 만남을 꾀했다.

MBC에서는 이를 위해 박철수 정지영 두 감독을 아예 정식 사원으로 입사시키기도 했다. 신입사원으로 입사했음에도 대우는 7년 근무한 사원과 동일한 경력을 인정해줬다. 박철수 정지영 두 감독은 MBC에서 열심히 TV 방영용 영화를 만들었고 이 귀중한 실습(?)이 오늘의 박철수 정지영을 만들어내는 결정적 계기가 된 셈이다.

이 두 감독 외에도 작품 당 계약에 의한 객원연출자로 많은 영화감독들이 ‘베스트셀러극장’을 통해 솜씨를 겨뤘다. 초기에는 조문진 이기환 감독이 연출했고 선우완 윤정수 김양득 김문옥 감독들이 잇달아 작품을 발표했다.

이중에서 윤정수 감독은 20여 편의 작품을 감독하여 기염을 토했다. 윤정수 감독은 원미경 이영하 김추련이 출연하여 삼각관계를 다룬 송숙영 원작 <야성의 처녀>를 감독한 뒤 곧바로 ‘베스트셀러극장’과 인연을 맺었다.

‘베스트셀러극장’을 통해 기량이 인정된 또 한 명이 선우완 감독이다. 많은 ‘베스트셀러극장’의 연출을 통해 역량을 인정받게 되었고 마침내 ‘한국문학사’의 영화사 창립 기념작인 대작영화 <피와 불>을 감독, 영화감독으로서 데뷔하는 데 성공했다. <피와 불>은 북한 인민여배우 홍영실의 가족실화를 소재로 한 흥국태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원작자인 자신이 제작비 전액을 투자한 의욕적인 프로젝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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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극장'의 영화감독 추천은 주로 필자가 담당했었는데 추천 기준으로는 특히 스스로 시나리오를 쓸 수 있는 역량이 있는가를 중요시했다.

조문진 감독은 이미 수편의 시나리오를 발표했고 자신의 감독 작품도 자작인 경우가 많았다. 정지영 감독 역시 데뷔작 <여자는 안개처럼 속삭인다>가 자작이고 <여자의 함정> 등 수편의 시나리오를 발표한 바 있었다. 이기환 감독은 김기영 감독 조감독 시절부터 시나리오 담당이었고 데뷔작 <타인의 둥지>도 그의 각색이었다. 윤정수 선우완 역시 시나리오의 구성, 집필능력이 남달랐다.

춘추전국시대 같은 작금의 영화감독 세계에서 좋은 작품을 만들어 내면서 살아남을 수 있는 감독은 역시 이러한 작가적 능력을 고루 갖춘 감독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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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 인터뷰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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