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생선이다.’ 충무로에서 영화인들이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다. 영화는 단기간에 승부가 난다. 책은 만들어 서점에 놓아두면 시기가 지나도 독자들을 만날 수 있다. 시기에 상관없이 꾸준히 팔려나가는 스테디셀러도 많다. 그러나 영화는 이런 행운을 기대하기 어렵다.



제작이 막 끝난 영화는 바로 개봉해야 한다. 화제를 끌고 있을 때 개봉해야 한다. 어물거리다 시기를 놓치면 물 간 생선마냥 관객들이 쳐다보지 않는다. 철 지난 영화가 극장에 다시 걸릴 일도 없지만 그렇게 해서 성공한 영화는 거의 없다. <E·T> 나 <데미지>와 같은 영화는 개봉 시기를 놓쳐 흥행에서 손해를 본 대표적인 예다.



개봉한 다음에도 마찬가지다. 짧게는 1주일, 길게는 보름 안에 승부를 보지 못하면 미련 없이 내려야 한다. 생선마냥 유통기한이 짧다. 싱싱하고 물 좋을 때 빨리 팔아치워야 한다.



영화마케터의 입장에서는 길게 고민하고 요리조리 챙길 여유가 없다. 일단 결정을 내리면 거침없이 처리해야 한다. 실험이나 연습을 할 시간이 없는 것이다.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는 시점에서도 상황은 수시로 급변한다. 마케팅은 상황이 늘 유동적이다. 전혀 예측하지 못한 사태로 계획을 전면 수정하거나 보류해야 하는 일도 생긴다.


영화마케팅에는 섬세한 구석이 필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판단력이다. 옳은 판단이라면 호기 있게 배짱으로 밀어 붙어야 한다. 단, 시가와 때가 적절해야 한다. 그러므로 순발력이 떨어지면 영 엉망이 된다. 아무리 지식이 많고 똑똑한 사람이라도 판단이 우유부단하고 소심하면 쓸모가 없다. 위험스러울 정도의 배짱도 필요하다. 판단력과 순발력, 그리고 두둑한 배짱이 있다면 영화마케터로 적격이다.



감각을 신선하게 유지하는 일도 무엇보다 중요하다. 요즘에는 영화 주 관객층이 10대와 20대다. 당연히 신세대 감각에 익숙해야 한다. 때로는 그들보다 앞서 나가야 한다. 나이와 상관없이 젊어야 한다.



영화에 완전한 전문가는 없다. 오래도록 이 일을 하다보면 행정 측면에서 노련해지고 노하우도 쌓이지만, 반대로 감각의 저하라는 치명적인 직업병을 얻는다. 매너리즘을 경계해야 한다. 경험이 중요하지만 경험을 마냥 자랑할 수 없는 것이 영화다. 자신이 숙련된 전문가라고 떠드는 사람이 있다면 어쩐지 구태의연해 보이는 것이 영화마케터이다.



이미 영화는 단순한 문화가 아니다. 문화상품이다. 상품이라면 팔아야 한다. 관객을 한 사람이라도 더 끌어들이자면 치밀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마케팅이란 단순하게 ‘알림’만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최근의 마케팅전략은 소비자를 창출하는 공격적인 개념으로 바뀌고 있다.



제한된 파이(π)를 현실화시켜야 한다. 그러자면 대중심리에 가장 가깝게 접근해야 한다. 기획의 과정은 논리적이고 체계적이어야 한다. 그러나 관객에 대한 직접 호소는 비논리적이거나 비체계적인 것들을 짜여 질 수 있다. 대중심리를 상대로 하기 때문이다.



결론은 이렇다. ‘마케팅에는 정답이 없다’ 이 말이 정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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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 인터뷰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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