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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은 남해안 작은 포구에 살고 있는 할머니 댁으로 여름방학을 보내려고 왔었다. 그런 어느 날 작은 전마선(큰 배와 육지 또는 배와 배 사이의 연락을 맡아 하는 작은 배)을 타고 낚시를 하던 소년은 배위에서 그만 깜빡 잠이 들고 말았다. 소년이 늘어지게 잠을 자고 눈을 떴을 때 그곳은 이미 집들도, 배들도 보이지 않는 망망한 바다의 한복판이었다. 소년이 잠든 사이에 남해안의 제법 빠른 해류가 소년이 탄 전마선을 바다의 한 가운데로 실어 나른 것이었다.


그로부터 소년은 꼬박 10일 동안 바다위에서 겪을 수 있는 온갖 갈증, 공포, 허기 등과 싸워야 했고 같은 시간 육지에서는 전마선과 함께 증발해 버린 소년을 찾기 위한 일대 소동이 벌어졌다. 신문․잡지사의 기자들 간에 취재경쟁이 벌어졌음은 물론이고 소년의 부모는 급거 서울로부터 달려와 백방으로 아들을 찾기 시작했다. 10일이 지난 뒤 소년은 때마침 지나던 중국어선에 의해 극적으로 구조되었는데 당시 한중간 국교가 수립되지 않은 상태였기에 북한으로 보내려는 중국어선의 뜻을 꺾고 일본을 경유해서야 마침내 부모의 품에 무사히 안기게 되었다.


이상이 실제 있었던 일을 영화화한 작품 <저 파도위에 엄마 얼굴이>의 사건개요다. 이 작품은 촬영기자재가 절대 부족한 악조건 속에서도 망망한 바다위에서 자그마한 쪽배위에 어린소년(이영수분)을 태워놓고 훌륭히 연출해 낸 임권택 감독의 역작이었다. 을릉도 근처의 바다에서 촬영을 할 때는 정어리 무리를 쫓는 엄청난 갈매기 떼를 만나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한 위험도 있었다. 소년배우 이영수는 당시 어린 나이였음에도 불구하고 바다에 대한 두려움을 끝까지 숨긴 채 목숨을 건 연기를 해내 촬영 스태프들의 혀를 내두르게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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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중 주인공 소년은 지나는 고기떼를 만나 물고기를 손으로 잡아 허기진 배를 채웠어야 했는데, 이 장면을 연기하던 이영수가 실수로 바다에 빠지는 일이 발생했다. 당시 촬영팀은 제법 멀리에서 이 장면을 찍고 있었는데 바다는 보기와는 달리 언제나 파도가 넘실대기 마련이기에 조금만 구조가 늦었더라면 배우가 익사할 뻔 했던 위험천만한 순간이었다.


<저 파도위에 엄마 얼굴이>에는 소년의 행방을 찾아 부지런히 뛰어다니는 여기자 역으로 채령씨가 캐스팅되었다. 촬영도중 그 누구도 눈치를 채지 못했는데 임권택 감독과 채령씨가 서로 사랑을 속삭였을 줄이야... 이 작품에서 감독과 연기자로 처음 만났던 두 사람의 인연은 천생연분이었던지 마침내 부부가 되었고 지금은 영화계가 알아주는 잉꼬부부로 많은 사람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고생 끝에 낙이 있다더니 바다와 씨름 하느라 무진 고생을 한 임권택 감독이야말로 그 고생 끝에 평생의 반려자를 만났으니 진짜 큰 낙을 얻은 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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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 인터뷰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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