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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한’의 이대근. ‘변강쇠’의 이대근. 그는 대표적 남성상 외에도 남자가 갖는 모든 직업의 역할을 다 해낸 만능 연기자로 손꼽힌다. <우묵배미의 사랑>에서는 아내 최명길을 지나치게 괄시하다가 박중훈에게 빼앗겨 풀죽어 찾아다니는 남자였고, <태양을 훔친 여자>에서는 한 여자 김자옥을 죽자 살자 따라다니는 집요한 사랑의 추적자로 분했다. 그런가 하면 <늑대의 호기심이 비둘기를 훔쳤다>에서는 영리한 범인 이영하와 금보라를 지능적으로 쫓아 마침내 체포하지만 탈출하도록 눈감아주는 인간미 넘치는 형사로 등장하기도 한다.



이대근은 무슨 배역이든, 그 배역이 크든 작든 간에 지독히도 작품에 파고들고 검토하며 인물의 성격 분석에 몰두한다. 그는 감독이나 기획자가 귀찮아 할 정도로 때나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작품 얘기를 꺼내고 모순이나 보완할 점에 대해 자기 의견을 강하게 주장한다. 그렇게 일단 자기가 맡은 역에 대한 연기설정이 끝나면 수없이 연기와 대사를 반복해 연습하고 카메라 앞에 서면 상대역을 압도해버린다. 그래서 이대근과 맞서는 상대 연기자들은 상당한 곤욕(?)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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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대근이 맡은 역이 강한 성격의 인물일 경우에 상대역의 배우는 죽을 맛이 된다. 연약한 여자 연기자의 경우는 더욱 그 고통이 커진다. 철저한 내면 연기를 통해 배역을 표출하는 게 이대근의 특징이기 때문에 격한 대사를 하다 보면 상대방의 얼굴에 이대근의 침방울이 무수히 튀게 되고 상대방은 이를 피할 수도 없으니 그 세례를 받으며 연기를 해야 하는 것이다. 또 그에게 팔이나 멱살을 잡히는 장면이 있으면 어찌나 격하게 힘주어 잡는지 비명을 지르기도 한다. 그러니 격한 정사장면의 촬영에서는 상대 여배우가 어떨까? 사랑받는 여자역이라면 몰라도 이대근에게 강제로 당하는 장면의 여자 연기자는 그날 반쯤 죽었다 살아나야 할 각오라도 해야 할 판이었다.



그래도 감독들은 이대근을 자주 찾는다. 일단 그에게 역을 맡기면 안심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지나치게 격한 감정을 나타내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말이다. 한때 한국영화가 주로 여자 주인공을 중심으로 드라마가 꾸며지고 시스터보이형의 남자들이 들러리로 서는 경향이 계속 될 때가 있었다. 당시 이대근과 같은 강인한 남성상의 주인공들이 등장하는 영화가 나오면 가뭄에 단비처럼 한국영화에 펄펄 활력이 넘쳤다. 어떠한 배역이라도 자기 것으로 만들어내는 이대근은 얼마 전 자신의 이름을 딴 영화 <이대근 이댁은>에서 한국의 아버지 상을 연기하기도 했다. 그는 무슨 작품이든 무서운 집념과 열정으로 자신의 역을 거뜬히 소화해 내는 야성미 넘치는 배우다. 그의 남성미는 세월이 가도 식을 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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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 인터뷰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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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피오나 2008.04.19 12: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재미나게 잘 보고 갑니다..^^

    즐거운 하루 되셔요..

  2. 권선비 2008.04.19 22: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그런 파워 넘치는 남성 배우고 없더군요. 조인성, 차인표, 장동건을 보면 연약성을 잘 포장된 인물이나 근육으로 메꾸는 상황입니다. 자기 류는 생기지 않습니다. 전도연, 김혜수, 전지연은 여배우 관점의 영화죠. 그야말로 영화에 작가주의가 있다면 작품의 남성을 중심으로 한 배우주의가 없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