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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지 않는 해병>으로 유명한 이만희 감독은 유난히 군사 영화를 많이 만들었다. 그 중 <군번 없는 용사>는 반공영화의 대명사로 평가될 만큼 우수한 작품으로 손꼽힌다. 1965년 12월10일 오후 3시, 충무로를 출발한 관광버스에는 황해 최성호 장민호 송재호 김칠성 양훈 이해룡 장훈 등이 타고 있었고 여배우로는 황정순과 도성희 그리고 뉴페이스인 전양자가 합류했다.



<군번 없는 용사>를 촬영하기 위해 이만희 감독을 위시한 일행이 로케지인 경기도 광릉에 도착한 것은 오후 5시. 촬영 장소는 언덕이 있는 평지였고 추운 겨울이기 때문에 해가 떨어져 어둠이 깃들기 시작했다. 유격대인 ‘군번 없는 용사’로 나오는 남자배우들에게는 군복과 함께 공포탄이 장전된 총이 나눠졌고 뇌관과 폭약이 어지럽게 촬영도구로 준비되어 있었다. 스탭들은 만반의 준비를 끝내고 주인공인 신영균이 오기를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제시간에 도착해야 할 신영균이 오지 않았고 이만희 감독은 줄담배를 피우며 초조하게 콘티만을 보고 있었다. 그 사이 급하게 오던 신영균의 차는 언덕바지를 들이박고 절벽으로 추락할 뻔한 사고를 냈다. 천만다행으로 차체만 20여도 기울어지고 신영균은 약간의 경상만을 입었다. 워낙 뚝심이 강한 그는 겉으로 상처가 없어 바로 촬영에 임했지만 후유증인 통증으로 곤욕을 치르며 영화촬영을 감행할 수밖에 없었다.



이윽고 다음은 뇌관을 묻어 놓고 폭발시키는 가운데 신인 전양자를 나무에 묶어 놓은 채 사격을 가하는 장면이었다. 이만희 감독이 특유의 남성적인 기질로 실탄을 장전한 총을 들고 레디고를 외치며 방아쇠를 당겼다. 혼비백산한 전양자가 정말 총에 맞아 죽는 듯 공포감으로 놀라며 로케지가 떠나 갈듯이 비명을 질렀다. 진짜 총을 쏘며 영화촬영을 하는 이만희 감독은 스릴이 있어 좋았겠지만 총알이 주위 나무에 틀어박히는 전양자의 심정은 과연 어떠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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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탭들은 과연 그가 <돌아오지 않는 해병>을 만든 감독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되었다. 사방이 캄캄하고 수많은 엑스트라와 뇌관이 폭발하는 광음에 레디고를 들을 수 없다고 느낀 이감독이 진짜 총알로 촬영을 진두지휘한 열정에는 다들 혀를 차기도 했다. 배우를 묶어 놓고 총을 쏜 놀라운 사격술에 이미 초주검이 된 전양자가 촬영이 끝났다는 소리에 ‘오! 하나님’ 하는 기도를 하며 핏기 가신 미소를 짓자 이 감독은 그제야 전양자의 끈을 직접 풀어주는 다정함을 보였다.



조금 후 난데없이 착검한 총으로 군인을 대동한 헌병들이 들이닥쳤다. 가까운 부대에서 미리 허락을 받고 촬영을 시작하였지만 워낙 총소리가 요란하여 간첩이 출동하지 않았느냐는 기우에서 왔다는 것이다. 모두들 군복과 허름한 옷을 입고 있었기에 반신반의하던 헌병들은 <연산군>으로 유명한 신영균이 나타나자 비로소 영화촬영임을 알았다. 이윽고 이만희 감독을 알아 본 헌병 중 한 명은 “그 유명한 <돌아오지 않는 해병>을 보고 군에 입대했다”며 자랑을 늘어놓기도 했다. 이 감독은 출동한 군인을 즉석 엑스트라로 채용하고 촬영을 끝낸 후 이들과 막걸리 파티를 하면서 5년간의 군 시절 이야기로 로케지에서 밤을 새운 에피소드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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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 인터뷰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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