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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알다시피 포항종합제철은 한국이 자랑하는 세계 굴지의 종합제철공장이다. 오늘의 위용을 이루기까지에는 숱한 희생과 고역이 있었음은 물론이다. 공장을 짓기 전에 바다를 막는 방파제 공사를 해야 했었는데, 이 방파제 공사가 고역 중에 고역이었다.

방파제를 쌓아 나가다보면 태풍이 불어와 거센 풍랑을 일으켰고, 이 풍랑은 쌓아놓은 방파제를 휴지조각 구기듯 박살을 내곤 했었다. 마침내 기술진들도 ‘다슨공법’을 이용하여 방파제 수축에 성공할 수 있었고 이 방파제 수축의 성공으로 포항종합제철은 그 위용을 갖출 수 있었다.


방파제 공사의 험난한 도정을 극영화로 만든 일이 있었다. 태창영화사 김태수 제작, 신영균 전계현 주연, 이성구 감독의 <해벽>이 그것이다. 신영균씨가 주연이고 태풍소식에 남편의 안위를 염려하여 서울에서 급거 포항으로 달려 내려온 현모양처역은 전계현씨였다.


“A급 태풍이 몰아쳐오고 거대한 해일이 수축중인 방파제를 후려쳐 박살을 낸다. 이 태풍과 해일에 맞서 방파제 구축을 담당한 기술자들은 사생결단의 각오와 지혜를 모아 방파제의 궤멸을 막아나간다.”


이런 어마어마한 장면은 종합촬영소에서 충분한 시간과 기자재를 동원하여 촬영하여야 하지만, 우리에게는 그러한 것들이 없었다. 포항에 있는 해병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아 수십 대의 소방차, 바람을 일으키는 대형 송풍기 등을 여기저기서 긁어모아 밤새도록 태풍과 해일장면을 연출해 냈으니 지금 생각해보면 누구 한 사람 안 죽은 게 하늘의 도움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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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도록 해일장면을 찍고 다음날 낮에는 해일이 남기고 간 상처를 씻는 장면을 촬영하고 그날 밤 코로나 승용차로 서울을 향해 출발했다. 헤드라이트를 켜고 국도를 달리는데 밤낮을 꼬박 고생했으니 몸은 지칠 대로 지쳐있었다.

운전석 옆에 앉아 한참을 졸다가 언뜻 눈을 떴다. 어디쯤일까 하고 앞을 내다보니 아무것도 안보이고 캄캄했다. 운전하는 이영학씨에게 헤드라이트가 나갔느냐고 물으니까 하품을 하면서 “아니오”한다. 그 순간 동시적으로 두 사람은 정신을 차리고 앞을 보니 보닛이 열려 뒤집힌 채 차의 앞유리를 턱 막고 있는 게 아닌가!

사색이 되어 급정거를 시켰다. 그리고 두 사람은 서로를 마주본 채 한동안 말을 못했다. 도대체 그런 상태로 얼마나 달렸을까? <해벽> 촬영하면서 아무도 안 죽은 건 진짜 하늘의 도움이었고 포항종합제철은 그래서 우리나라의 자랑거리로 성장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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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 인터뷰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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