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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서울올림픽의 열풍으로 전국이 축제의 무드로 고조되고 있을 때 충무로의 명보극장에서는 <접시꽃 당신>이 개봉됐다.

이 영화는 도종환 시인의 동명 베스트셀러 ‘접시꽃 당신’을 바탕으로 박철수 감독이 영화화한 것으로 세상을 먼저 떠난 아내에 대한 도종환 시인의 순애보가 담겨있다.


“견우직녀도 이날만은 만나게 하는 칠석날! 나는 당신을 땅에 묻고 돌아오네! 안개꽃 몇 송이 함께 묻고 돌아오네”


교사 발령을 기다리며 시를 쓰던 종환(이덕화)은 카페를 경영하는 수경(이보희)을 만나 가까워지고 발령을 받자 결혼을 한다. 장남인 남편은 자신의 일에 열중하고 집안일은 아내가 도맡아 하며 헌신적으로 시부모와 시동생 그리고 남편과 자식을 돌본다. 그러던 중 아내는 병을 얻게 되고 임신 때문에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해 병이 악화되어 큰 병원을 찾지만 회복불능이라는 진단이 내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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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회한과 자책으로 그녀를 열심히 간호하며 결혼생활 동안 해주지 못했던 남편의 사랑을 시를 통해 애절하게 보여준다. 무덤에 사랑하는 부인을 묻고 ‘옥수수밭 옆에 당신을 묻고’의 시를 중얼거리듯 읊는 씬은 진한 감동을 준다.


우리나라 영화에서 시(詩)의 타이틀로 처음 만든 영화는 1959년 정창화 감독이 조병화의 시 ‘사랑이 가기 전에’를 영화화한 것이다.


“사랑에는 유식도 무식도 없다. 사랑은 받는 것이 아니라 오직 주는 것이라면, 사랑이 가기 전에 다 받치리라!”


신선한 감각으로 새로운 모럴을 안고 만든 <사랑이 가기 전에>는 박춘석의 영화음악과 함께 김지미와 문정숙의 신선한 연기가 스크린을 수놓았다.

김소월의 ‘초혼’은 제목이 되지 못하고 ‘불러도 주인없는 이름이여’가 <불러도 대답없는 이름이여>로 1962년 영화화되었고, 1990년 정지영 감독이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를 내놓았다. 영화 <산유화>(1966) <엄마야 누나야 강변살자>(1968)도 소월의 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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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랑의 시 ‘모란이 피기까지는’은 제목만 빌려 왔을 뿐 내용과는 상관이 없었다. 모윤숙의 시를 영화화한 <렌의 애가>(1969)는 김기영 감독이 김지미와 김진규를 출연시켜 6·25의 전쟁을 겪는 젊은이의 고뇌를 그렸다.

이밖에 <이상의 날개>(1968)와 <너의 창에 불이 꺼지고>(1978)가 있었지만 작품과 흥행으로 성공한 것은 <접시꽃 당신>이 유일하다.

한용운의 ‘님의 침묵’과 정지용의 ‘향수’를 영화화한다는 기획이 여러 번 난무했지만 아직까지 스크린에 시상(詩想)의 세계를 투영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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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 인터뷰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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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pennpenn 2008.07.26 18: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트랙백을 보고 이제야 들렀습니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