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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시리즈는 90년대 활발하게 활동하던 영화계 사람들을 인터뷰해서 쓴 글입니다. 그 첫 번째인 강우석 감독 편은 1993년에 쓴 것으로 당시 촉망받는 총각 감독이었던 그의 면모를 세월을 거슬러 다시 보게 합니다.



<미스터 맘마>에 관객이 몰려들었을 때 강우석 감독은 이런 생각이 들었다. - 열심히 만든 영화는 외면당하고 성글게 만든 영화는 관객이 잘 드는 까닭이 뭘까.

여태까지 만든 일곱 편 가운데 자신이 열심히 만들었다고 자부하는 ‘누가 용의 발톱을 보았는가’가 관객들의 냉담함 속에 잊혀져 버린 일이 아직도 아쉽다.

‘미스터 맘마’에 대해 평단에서 긍정적인 반응과 부정적인 반응이 엇갈려 있을 때 강우석 감독은 또 이런 생각을 했다. - 왜 아무도 어린 아기를 찍어낸 사실에 주목해 주지 않는 걸까.

동료나 선후배 감독들은 ‘미스터 맘마’를 보고 한결같이 아기를 어떻게 그처럼 찍어냈는가를 물었던 것에 견준다면, 섭섭한 무반응이 아닐 수 없다.

영화를 보고 나온 관객들은 어쩌면 4개월 된 아기가 그렇게 연기를 잘하느냐고 놀라워했다.그 또래 아기가 연기라니, 화면에 보이는 ‘아기연기’는 화면에 드러나지 않는 ‘감독의 연기’가 숨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화면에서 아기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시선을 옮겼다면, 카메라 뒤의 강우석 감독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자리를 옮겼기 때문이다. 아기가 울면 강우석 감독이 무서운 얼굴표정, 아기가 웃으면 강우석감독이 카메라 옆에서 ‘재롱’을 떨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기에게 신경을 쓰느라 촬영 현장에서 강우석 감독은 신경이 날카로워지지 않을 수 없었다. 행여 기자들이 현장 취재를 와서 카메라 셔터라도 누르면 아기 시선이 금세 그 소리를 좇아 한동안 머물기 때문에 촬영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평소 흉허물 없던 기자들도 매몰차게 내보내야만 했다.

인기스타 최진실과 최민수가 아기와 함께 연기하는 장면이면 강우석 감독은 두 스타연기보다 아기만 보고 있었다. 아기 표정이 만족스러워야 오케이 사인이 떨어졌다.

강감독이 아기 찍기에 온갖 정성을 다 쏟은 까닭은 이 영화의 포인트가 바로 아기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것은 적중했다.



‘미스터 맘마’는 1991년 5월 칸영화제에서의 모닝커피와 함께 탄생되었다.

영화를 좀 같이 고르자는 영화사측 요청으로 칸에 가게 된 강감독은 어느 날 아침 현진영화사 김형준 사장과 커피를 함께 마시게 되었다. 김사장이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써놓은 초고가 있다는 말을 꺼냈고 그 말을 심상하게 들은 강감독은 인사처럼 어디 한번 보기나 하자고 했다. 보고 나니, 물건이다 싶었다.

미국 아기가 나와 별로 하는 것 없이 속편까지 만들어진 ‘마이키 이야기’를 꺾어볼 만한 소재였다.

개봉 날짜를 잡아놓고 하는 촬영처럼 초조한 것은 또 없다. 시나리오 수정하면서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최진실, 최민수를 한데 묶어 출연시키는 작업에 들어갔다.

최진실은 전부터 강감독과 작품을 같이 하고 싶다는 의사표시를 한 적이 있어서 이번이 그 기회가 될 것 같았고, 마침 최민수도 같은 매니저가 스케줄 관리를 하고 있어 다짜고짜 둘다 내놓으라고 했다.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단도직입적으로 카드를 던졌고 합의점을 찾았다.

인기스타 두 명 묶는 일보다 더 난감했던 것은 아기 찾기였다. 처음에는 여자아기를 찍었는데 어찌나 울어대는지 촬영을 계속할 수가 없었다. 다시 아기 물색에 나서야 하는 참에 어머니가 옆집 아기를 추천했다. 여자아기와는 달리 강감독을 이내 좋아하는 눈치였다. 강감독 얼굴을 보면 웃고 안으면 포옥 안겨 잠이 들기도 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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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 인터뷰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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