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좋아하는 젊은 사람들로부터 어떻게 하면 시사회에 참석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시사회만 잘 골라서 다니면 늘 영화를 공짜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이런 기대를 품고 던지는 질문이다.


헛된 기대가 아니다. 사실이 그렇다. 홍보기획사나 영화사에서 수시로 개최하는 이런저런 시사회에 참석하면 좋아하는 영화를 무궁무진하게 공짜로 즐길 수 있다. 극장 입장료가 만만치 않은 요즘에 귀가 솔깃해지지 않을 수 없다. 일반관객 입장에서는 약간의 정보만 알고 부지런하기만 하다면 얼마든지 시사회에 초대 받을 수 있다.


시사회에 온 관객 중에는 왜 영화를 공짜로 보여 주는지 의아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공짜라서 보기는 잘 봤는데 뭔가 다른 의도가 숨어 있는 것은 아닌지? 개운치 않은 기분이 들 때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별다른 의도는 없다. 와서 재미있게 영화를 즐기고 가면 그만이다.


시사회는 영화 홍보기획의 한 과정이다. 관객반응을 미리 체크해 참고자료를 얻자는 게 큰 목적이다. 영화를 개봉하기에 앞서, 즉 신상품을 시장에 내놓기 전에 실시하는 일종의 시장조사와 같은 것이다.


시사회에도 대체로 정해진 순서가 있다. 역시 제일 처음에는 그 영화를 제작했거나 수입한 관계자들이 모여서 영화를 본다. 홍보기획자도 이때 영화를 본다. 이 시사회는 철저하게 비공개로 진행한다. 다음에는 극장관계자나 배급관계자, 비디오나 텔레비전 판권계약 등을 위한 시사회가 열린다. 영업을 위한 시사회다. 그리고 개봉을 앞두게 되면 기자 시사회, 평론가 시사회, 일반관객 시사회 등이 이어진다. 일반 시사회는 영화 성격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5회 정도에서 많게는 10회를 넘기는 경우도 가끔 있다. 영화 한 편을 개봉하기 전에 10여 회에서 20회 가까이 시사회를 하는 셈이다.


일반관객 시사회의 경우 시사회 자체가 강력한 홍보 수단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그러나 역시 홍보보다는 관객반응을 살피는 쪽에 더 큰 목적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어느 영화든 일반 시사회를 열기 전까지는 정확하게 그 영화에 대한 관객반응을 예측하기가 어렵다. 관계자들끼리 모여 아주 재미있게 본 영화가 일반 시사회에서 결과가 형편없게 나타나는 경우는 흔히 있는 일이다. 평론가 시사회에서 극찬을 받은 영화가 일반 시사회에서 정말 재미없는 영화로 낙인찍히는 경우도 많다. 그와 반대로 걱정했던 영화가 일반 시사회에서 아주 호평을 받는 경우도 가끔 있다.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데는 이유가 있다. 어떤 영화에 직접 관련된 관계자는 아무래도 그 영화에 대한 객관적이기 어렵다. 자기 생각 위주로 영화를 보기가 쉽다. 평론가나 기자들도 전문적인 시각에서 영화를 보는 집단이다. 일반관객하고는 시각차가 생기기 마련이다. 그래서 홍보기획자 입장에서는 일반관객 시사회가 가장 두려운 시사회다. 영화를 최종적으로 소비하고 보러 와야 할 대상이 바로 일반관객이기 때문이다. 일반관객 시사회 때는 항상 신경을 곤두세우고 관객 반응을 하나하나 살핀다. 관객이 어느 장면에서 웃고 어느 장면에서 지루해 하는지 눈여겨봐 두어야 한다. 시사회가 끝나면 영화의 전체적인 느낌도 모니터해야 한다.


시사회는 영화에 자신이 있을수록 자주 연다. 누군가는 영화가 재미있으면 극장에 와서 보게 해야지 자꾸 공짜로 보여 주면 어떻게 하냐고 할지 모르겠다. 영화사나 극장 사장들 가운데도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영화가 자신 있으면 가능한 시사회를 많이 열어야 한다. 그로 인한 손해보다는 홍보효과가 더 크기 때문이다.


다소 내용을 감추어야 할 필요가 있거나 그리 상업성이 없는 영화들은 빈번한 시사회가 오히려 도움이 되질 않는다. 영화가 재미없다는 것은 장점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락영화일수록 시사회 반응은 대체로 호의적이다. 하지만 호의적이라고 해서 성공을 낙관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보기에 무난하다는 뜻으로 받아들이면 된다. 무난하다는 것은 역시 위험하다. 관객이야 봐도 그만, 안 봐도 그만, 꼭 그 영화를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있다.


시사회 반응을 가지고서도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것이 영화흥행이다. 일반관객 시사회에서 아주 좋다는 평을 받은 영화가 막상 개봉 후에 손님이 없다든가, 시사회 때 반응은 미지근했지만 극장에는 관객이 몰려드는 현상도 종종 벌어진다. 시사회를 통해 아무리 객관적인 테이터를 뽑아내려 해도 실제와의 오차는 생기지 않을 수 없다. 공짜로 초대받아서 온 사람과 돈을 내고 극장을 찾아간 관객의 심리 차이, 시사회장이라는 닫힌 공간과 극장이라는 열린 공간, 시사회에 참석한 관객들이 일반 관객을 그대로 축소한 표본 집단이 아니라는 점 등등이 이런 오차를 만들어 낸다.


그러기에 ‘영화는 개봉하기 전까지 아무도 모른다’는 미신 같은 말을 충무로 사람들은 금언으로 받아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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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 인터뷰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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